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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공주 영농재(초가집) 체험

by 여.울.목 2015. 3. 8.



영농재(營農齋) 란 곳을 다녀왔습니다.

영농을 상담하는 집이란 뜻으로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같이 토론하고 의논하는 장소라는데요,

전통주택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공주시에서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옥하면... 그 흔한 기와지붕이 아니라

달랑 초가집 두 채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색다른 것 중에서도 조금 색다르죠?


공주농업기술센터 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숙박 예약은 아래 사이트에서만 가능합니다.

아래 사이트에서 링크된 여기저기를 눌러보면 공주 지역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요.



흥미진진 온누리 공주

http://hanok.gongju.go.kr/flow/?ref=main_2.emt



홈페이지 화면을 캡쳐한 내용이랍니다.




        ※ 생각보다 넉넉한 공간으로 안내되어 있는 것보다 1~2명은 같이 숙박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황토 초가집 영농재 체험


우리는 안채 방2 칸과 대청을 사용했습니다.

저녁무렵에 도착했답니다.

뉘엇뉘엇 해가 기울어져 가는데, 다른 사람들은 여기저기 둘러보다 밤 늦게 잠만 자러 오는지 밖이 깜깜해져도 방에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우리가 묵을 안채는 'ㄱ'자 형태의 가옥으로 지붕은 초가지붕입니다.

다른 곳은 관리하기 힘들어서 볏짚을 흉내낸 플라스틱으로 지붕을 엮었는데 여기는 진짜 볏짚으로 엮은 지붕입니다.

부엌과 방3개, 대청 1개로 이루어졌습니다.

토방 위에 나란히 놓인 신발이 웬지 정겹게 느껴지죠?

굴뚝에서 밥짓는 연기만 나면 딱 그시절 그때로 돌아가는 것인데...



공동으로 쓰는 부엌입니다.

양옥과 달리 부엌이 건물 한 쪽 끝에 있어서 움직이려니 조금은 불편했지만,

불편함보다는 재미로... 한옥이 이런 형태라는 것은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건물 구조는 재래식이지만 내부는 현대 입식부엌이구요.

전자밥솥, 가스레인지, 씽크대, 식기와 젓가락 수저, 냉장고... 웬만한 것은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아~ 옛날 어른들은 추운 겨울에 어떻게 부엌일을 하셨는지 ㅠ



안채 'ㄱ'자 건물의 사과방과 대추방은,

건물 구조상 방 2개(사과방, 대추방)와 대청 1개가 한 세트로만 숙박 예약이 가능합니다.


모든 문을 활짝 열어 놓으니 아이가 신이나서 우당탕 뛰어다닙니다.

저리 뛰어다녀도 아랫층에서 뭐라 할 사람이 없으니 마음이 놓이네요. ㅎ





저녁 밥을 지어먹고 대청의 뒷문을 여니 엇그제가 정월대보름이라 그런지 아직 달님이 동그랗게 제 모습을 간직하고 있네요~




하룻밤을 묵고나서 아침입니다.

조금 일찍 일어났는지 건물에 아침해의 붉은 기운이 어려 있죠?


담장 밖으로 나가서 건물 전체를 바라보았죠.

둘 다 초가집입니다. 농사일을 보던 서민의 집...

다른 한옥마을과 달리 기와는 찾아 볼 수 없죠?


우리가 묵은 집은 오른쪽의 'ㄱ'자 형태의 건물이고,

다른 한 채는 왼쪽의 'ㅡ'형 건물입니다.

조금 있는 집안은 그나마 'ㄱ'형태의 가옥을 가졌을 테고 대부분의 농가가 아마 왼쪽의 가옥 형태였을 것이죠.

담벼락도 싸리나무를 엮어 세우고 그나마 그것도 없던 곳이 더 많았을 터고...



담장 밖으로 이렇게 농민들의 일터가 있었겠죠.

평지 위의 일터... 가진 자들의 일터일테고,

많은 농민들은 산고랑을 일궈서 비탈진 일터에서 땀을 뻘뻘 흘렸을 터.


말하기 무섭게 이제 막 아침 해가 우리 막내 아이처럼 눈꼽을 떼고 느릿느릿~

오늘이 토요일, 아이 말처럼 '노는날'인 줄 어찌 아는지 아주 천천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시 담벼락 안으로 들어와 보죠.

'농경문화 체험장' 이런저런 농가에서 쓰던 재래식 기구들을 마련해 놓았네요.



화장실이 각 방마다 붙어 있지만,

이렇게 단체 샤워장이 따로 마련되어져 있네요.



'ㄱ'자 구조


'ㅡ'자 구조



3월이지만 아직 겨울이라는 녀석이 성질이 더러운 탓에 몸을 녹이러 다시 안으로 들어옵니다.


이제 방구경좀 다시 해봅시다.



정수기도 있으니 생수를 따로 준비해올 필요는 없을 것 같으이.


방은 이불장 1개, 진열장 1개, 수건, 비누, 샴푸...

모두 MDF소재의 가구지만 한지로 마감을 해서 잘 어울립니다.

TV가 없어요. 그래서 온 가족이 잠시 서먹했지만 이내 오목과 장기... 이런저런 게임과 이야기로 밤 시간을 채웠답니다.

TV없는 세상도 참 좋데요 ㅋ

그리고...

헤어드라이어가 없습니다.

오실 분들 참고하삼.



그리고,

위풍이 거의 없었습니다.

언젠가 모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한옥마을에 갔었는데, 지은지 얼마 안 되는 곳인데도 위풍이 엄청 세서 잠을 잔건지 만건지 잔뜩 찌뿌등했던 기억이 납니다.

잠시 그 곳과 비교좀 해볼까요.





한옥의 위풍에 대하여...


전통한옥 창호 + 시스템 창호

그러니까 벽의 두께가 근 30cm 정도 되구요. 이 두께만큼 황토벽으로 건물이 지어졌다는 것이죠.



여닫이 전통창호와 미닫이 시스템 창호만큼 벽이 충분히 두껍죠?




아래 사진은 지난 11월에 모 자치단체에서 만든 한옥 내부입니다.

새로 지은 건물이라 참 아늑해보입니다.


가운데에 대청을 두고 있는 구조는 공주 영농재와 거의 비슷한데,

기와 지붕이고, 조금 좁다는 느낌


그리고 중요하는 것은 창호입니다.


바깥 쪽 창호는 전통방식의 여닫이... 여기까지는 같은데,

안쪽의 미닫이 창호까지 예전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저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찬바람... 11월 초순이었는데도 정말 대단했습니다.


안쪽 창호가 시스템 창호가 아닌데다

창호가 미닫이라서 닫혀지는 부분은 가려서 깔끔하게는 보이지만 그러다보니 여기저기 틈이 생겼습니다.

황토가 주는 자연 바람구멍이 아니라

난방비 새는 바람구멍이죠.


좌: 모 자치단체 창호(재래식 이중창)                                       우: 영농재 창호(재래식+시스템 창호)



아래 아래 사진은 영농재 창호 입니다.

1.여닫이 재래식 창호

2.미닫이 시스템 창호

3.미닫이 방충망 창호



자치단체 한옥을 비교해서 폄하하고자 하려는 건 절대 아닙니다.

한옥이라 할지라도 영농재처럼 전통가옥의 형태에 현대의 시스템 창호와 같은 것을 잘 조화시키면

불편함 없이 편안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글을 쓰는 겁니다.


실제 11월 초순? 중순? 아무튼 단풍구경하러 갔다가 들렀으니깐...

바닥은 절절 끓는데 위풍은 엄청나게 삭풍으로 몰아치니 잠을 잔 것 같지도 않고요.

참으로, 돈 낭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한 겨울 그곳에서 한옥체험 하시던 분들은 어떻게 잘 견디셨는지 ㅠㅠ



헷갈릴지 모르니까 첨언하자면,

공주 영농재는 따듯하니까 걱정마셔요~




공주시농업전시관도 구경할 수 있다는데,

시간 관계상 그냥 집으로~~



기후 관측 장비


연못과 원두막이 있는 소박한 정원



초가지붕 위로 보이는 하늘 빛이 참 곱죠?


날이 더 따듯해지고, 꽃피는 계절이 오면 더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그 때면 추워서 움추렸던 몸을 쭈~욱 펴고, 이런저런 체험도 재미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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