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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여행 이야기

공산성 이야기 ②

by 여.울.목 2015. 3. 22.


공산성 이야기 두 번째




오늘은 공주산성 그 두번째 이야기로 가족과 함께 한 동쪽 부근의 土城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성곽길을 걸은 이야기를 했는데,

http://yyh911.tistory.com/156

오늘은 공주시내를 지나면서 자주 보이는 얕으막한 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지금, 봄으로 열심히 달려가는 시간이니까 아직까지는 산의 색깔이 좋게 말하면 진한 아이보리, 아님 황토빛이나 회색 톤...

꽃피는 계절에는 꽃 색깔로 그 후로는 초록으로, 가을이면 가을색으로...

아무튼 공주 구 도심에 배수의 진을 치고 자리를 떠~억허니 잡고 앉아 있는 공산성 옆의 낮은 산을 오르면서 시작합니다.


아래 ↓ 사진은 금강길을 따라 대전에서 오는 구 도로를 따라 공주로 들어오는 공주대교 앞, 왼쪽으로 옥룡동주민센터가 있는 교차로에서 보이는 그저 평평한 산, 오늘 산행의 시작점이 되는 산입니다.



오늘 공산성 이야기는

공산성의 동쪽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좀 더 세밀하게 이야기 하자면 성 안으로는 제대로 들어가보지도 못한 산행이지만 그냥 성괄길 밟는 것보다 깊이 있는 걷기라니깐요.


걷기의 출발은 옥룡동 사거리 농협 하나로마트 뒤편 주차장에서 시작합니다.

원점회귀를 위해서 차를 딱 가운데 쯤에 세워놓고는 시계반대방향으로 걸어서 금강빌라쪽으로 걸어갑니다.


1시간 10분동안 2.8km를 느릿느릿 걸었는데도

평균속도는 2.4km니까 도심을 걷는 길이 절반 채 못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공산성의 보조산성으로 이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는 산입니다.

그냥 보아도 공산성 바로 옆에 비슷한 높이의 산이 있다면 안보를 위해서 체계적으로 군사적인 관리가 이뤄어져야만 했겠죠?



성곽이 제대로 보존되지 못한 것은 토성으로 축조되었기 때문이라고...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납니다.


한성시대와 사비시대와 더불어 백제의 왕궁성은 토성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 전통을 이어 백제궁성도 그렇게 지어졌다고 합니다.

금강변으로 난 성곽, 그러니까 금서루에서 반시계방향으로 공북루로 향하는 공산정이 있는 전망 좋은 지점의 성곽이 무너져 내려 보수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백제시대의 토성 유적이 나왔다고 합니다.



석성과 함께 한 토성에 대한 이야기는 충남도청에서 이야기를 만든 아래의 글을 참고하기를,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UCYA&articleno=2176



저는 공산성과 동서로 마주보고 있는 토성의 흔적이 있었다는 금강빌라 뒷산으로 향합니다.

미세먼지가 '매우심함'으로 가지 않으련만, 아이가 "공산성~ ♬" 노래를 불러대니 짜증으 팽 내고는 길을 나섭니다. 아이고~ 옹졸한 아빠같으니 ㅠ


들머리 찾기

찾기 쉽습니다. 일단 금강빌라 쪽으로 가서 금강변으로 무조건 찾아갑니다.

4대강 사업을 하느라 여기를 이렇게 제법 꾸며 놓았습니다.

길을 따라 산허리를 돌듯이 걸어 갑니다. 오른다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군의 입장에서 봤을 때나 낮으막한 산이지 적의 입장에서 보이는 이 산은 자연 그대로의 요새입니다.

아래 좌 사진> 맞은 편 금강 둔치에서 공을 차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강줄기를 넘어 봄꽃을 뚫고 여기까지 들리네요~

아래 우 사진> 나무 틈으로 이 산의 정상이 보입니다. 정상이 83.5m이지만 강쪽에서는 가파라서 오르기 힘들죠. 대신 정상 부근은 여기 기슭에서 봐도 평평한 지대로 보입니다.


▼ 낮은 산이지만 맞서 오르기 힘드니 산허리를 등고선을 따라 조심스레 산의 서편으로 돌아서면,

공산성 성곽이 보입니다 그려.



▼ 움푹 패인듯한 이곳에 서너 채의 집이 보입니다. 연못도 하나 있고, 멀리 강 너머로는 신관동 도심이 보이구요.


▼ 길을 따라 걸으니

이제 아예 공산성 쪽에서 지나온 길이 있는 토성이 있었다고 하는 낮은 산이 보입니다.

왼쪽 강변 쪽은 거칠게 가파르고, 여기서 보니 산 정상은 잘 닦여진 평지 같아 보이죠?




백제토성 百濟土城


이제 좀 가파른 길을 올랴야 합니다.

산성이 있으니 당연히 가파르겠죠.

몇 십 미터를 고생하니까 공산성의 남동쪽의 토성부분이 보입니다.


우리는 저 토성으로 올라가지 않고 공산성 성곽 바깥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백제토성의 흔적을 찾아서 말이죠.



▼ 자연이 이렇게 일부러 옹성을 만들어 놓을 수 있을까? 바로 백제토성 성곽길이다.


▼ 아이가 잠시 힘에 들었는지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숨을 돌리고 있습니다.

성곽이 지형에 맞게 계단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영동루에서 나오면 아래 반죽동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공주 알부자들이 많이 산다는 반죽동... 다들 세종시로 이사가셨겠지만 ㅋ

왕궁지 남쪽으로 공주시가지가 펼쳐져 보입니다. 바로 그 왕궁지 아래에 힘좀 쓴다는 사람들이 집짓고 살았을 것이다.



▲ 지난 겨울의 흔적, 갈색 사이로 초록과 봄꽃이 세력을 뻗치고 있습니다.

▼ 우리 가족, 제가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에 봄햇살 아래서 쑥을 뜯고 있더군요.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까 괜히 팽하고 화를 낸 것 같아서 작은 아이를 살포시 안아 주었습니다. ㅎ



만아루 근처에서 쑥을 뜯는 우리 가족들이 있는 곳이 백제시대 토성 구간이랍니다.

안내판에는 발굴당시의 사진과 도면으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귀찮더라도 방문하시면 꼭 읽어보세요.




그 경로 중 백제토성 부분이 바로 아래 그램의 빨간색 부분입죠.

그 붉은색 경로 위로 잔디로 잘 다듬어진 부분이 공산성 본성의 성곽입니다.

아니지... 붉은색 부분의 토성이 예전 백제시대의 본성 성곽이라고 했으니가,

백제시대 토성 안 쪽으로 조선시대의 토성이 축조되었다는 말씀.



백제토성

Earth Fortress Wall of Baekje

전체467M | 폭5.6~8M | 높이2.1~3.5M


공산성 본성의 기능을 보강하는 역할을 하는 외성이라고 여겨졌으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음)

발굴조사를 한 결과 백제시대의 본성이었다고 발혀졌다.

한성백제 이래 왕성은 토성으로 지어졌는데 그 전통이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토성의 성벽은 기둥을 세우고 기둥 사이에 판재를 대어, 그 틀 안에 점토질과 사토질을 층층이 쌓은 판축식 이다.

토성 외벽에 판축공사를 위해 세운 기중의 구멍(영정주공) 자리가 180cm 내외의 간격으로 일정하게 확인되었다고 한다.

성벽 바깥 기초는 40~50cm의 석재를 쌓아 기단을 보강 했다고 한다.




▼ 영동루

사실, 남쪽문인 셈인데 진남루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옛 문헌에 '동남지'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가 동남지. 1980년대에 터에 복원을 한 문이라고 합니다.



▼ 영동루를 통해서 성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서쪽으로 난 아랫길로 내려가면 산신각이 나옵니다.

안내문이 따로 없어서 뭐라 설명하기도 어려운데다 금줄까지 쳐 놓아서 - 내 종교는 없다만 사람들의 믿음과 정성을 존중하려는 맘은 있기에 - 가까이 가지 않고 사진만 찍 고 돌아왔지.

산신각 위로 성곽이 보인다. 이 산신각은 완전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다. 성곽에서 보아도 안 보이고, 토성 부근에서 보아도 찾을 수 없다. 나 같이 홀로 난 오솔길이 궁금한 사람들이나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 산신각에서 올라오다 올려본 영동문과 오른쪽을 이어진 조선시대 축조된 토성 성곽




▼ 만아루 터

동쪽 보조산성 토성 부분을 탖추고 다져서 평평한 대지에 잘 다듬은 화강암으로 단을 쌓고 누각을 세웠다고 합니다.

지난 해까지만해도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낮은 철재 난간이 있었는데 사라졌다.

벗꽃이 아주 진하게 피면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은 미세먼지로 시야가 답답하지만

예전 같으면 이곳 루에 올라서 공주 웅진성 고을을 한 눈에 바라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와 생각을 가졌겠지.


지나온 백제시대 토성 성곽길



오늘 길을 따라온 경로를 잘 살펴보면,

거의 등고선을 따라 주로 같은 높이의 길로 산 허리를 돌고 능선을 따라 걷는 산행길이었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하는 아빠의 맘을 거스른 딸아이에게 화딱지를 던졌던 산행 초기의 불편함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산성 이야기로 봄꽃보다 먼저 활짝 웃음꽃으로 변신~


시야가 그리 좋지 않은 날이었지만

그리 멀리 나가지도 않고 바로 걷기를 시작하니

여유로운 산행과 봄기운에 가족 모두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나드리를 마무리 했답니다.


공산성의 봄꽃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멋스럼이 있습니다.

4월에 꼭 시간을 내서 제 말이 거짓이 아니란걸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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