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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대중교통] 색깔 참~ 곱더라_201005.09.

by 여.울.목 2014. 8. 29.

2010509

10:00~14:30 하신리-장군봉-작은배재-지석골

시내버스 시간표를 잘못 봤다. 5번 버스를 타야 하는데, 신원사버스 시간표를 잘못 봤다.

한 4~50분을 허비했다.

출퇴근길에 하도 노려봐서 오르고픈 마음에 안달이 났다.

상하신리로 들어가는 희망교차로를 지나 온천교를 지나자마자 버스의 하차 버튼을 누른다. 기사님이 저 사람 왜 여기서 내리나 의아하게 쳐다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냇물을 퐁당퐁당 건너 모내기 준비로 물이 가득한 논을 가로지르니 아이러니하게도 “들어가지 마세요.”라고 써 있는 표지판이 오히려 산행 입구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지 길이 멀쩡하다. 무엇보다 참나무가 좀 덜 살고 있는지 낙엽이 그리 심하지 않다. 뜨거운 바람이 훅훅 불어 땀구멍을 열어 제치지만 군데군데 붉고 하얀 봄꽃과 방금 돋아난 연두빛 새싹에 짙은 상록수의 잎새가 어우러져 힘든 줄 모르게 만든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첫 번째 봉우리에 올랐건만, 국립공원인데도 묘가 이렇게 많냐? 오르는 동안 길을 헷깔리게 하는 것도 거기 가는 길이요, 봉우리에도 외롭지 않으려는지 2~3기의 봉분이 있다. 더 깜짝 놀란 것은 봉우리에서 조금 더 들어가니 아예 묘를 쓴지 얼마 안 되는지 잔디보다는 붉은 흙빛이 더 생생하다. 여기까지 올라오기도 힘들었을 텐데... 무슨 사연이 있는걸까?

첫 번째 뷰포인트다. 이 산줄기와 갑하산-우산봉 산줄기가 나란히 남북으로 뻗어 있고 그 사이에 물 가득 채운 논과 그 사이로 국도가 시원스레 줄행랑 치고 있다. 내가 매일 저 길을 달린다. 그리고 매일 이곳을 쳐다본다.

대체로 첫 번째 봉우리를 지나고서는 계속 거친 산행길이다. 이 거친 산길은 장군봉까지 계속 이어진다.

장군봉

나만 혼자 산행을 하다가 드디어 장군봉 산행길을 만난다. 사람들이 반갑다. 장군봉 정상이다. 아~ 정말 한가롭다. 짐을 다 풀어 놓고 소나무 그늘에서 자리를 폈다. 라면국물에 음료수 병에 담아 온 복분자 술을 다 마셔버렸다.

술이 오른다. 정말 험한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더니 머리가 아프다. 술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면서도 술을 떼지 못하는 걸 보면 참 우둔하다.

대중교통

참 불편하다. 아침엔 내가 실수해서 잘못 봤다 치더라도... 오후엔 해도 너무한다. 기다다 오기가 생겨 기다린다. 대도시만이 아니라 이런 곳에서도 약속을 잘 지키는 대중교통이었으면 좋겠다.

어쩜 오늘은 산행시간만큼이나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허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