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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뒤죽박죽, 공주대간

by 여.울.목 2022. 10. 9.

2022.10.07.
아버지께서 떠나신 후 얻은 휴가 중 마지막 날이다.
'마음'이란 걸 제외하고는 어제까지 대충 큰 얼거리를 정리한 것 같다.
하루 휴가를 낸 것 같다.
승진시험 결과 발표일이다.
오후에 발표가 날 것 같아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멀리 나서지도 못하고 옥룡정수장 쪽을 향한다.
옥룡정수장부터 월성산 봉화대, 주미산, 우큼티, 두리봉을 지나 공주경찰서까지 13km넘게 걸었다.
그놈의 공부를 한답시고 - 어영부영 봉화대 오름까지 접은지 근 한 달은 된 것 같다.
그 한 달, 버거운 스트레스까지 내 작은 머리를 짖누르는 동안 몸도 많이 상했으리라.
보통 초반 3km/h 정도 나오던 속도는,
내몸 걱정과 이런저런 생각들로 무거운 모래주머니가 된듯 발걸음이 무뎠다.
잠시 눈시울을 붉혔더니 차가운 공기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콧물이 극성이다.
햇볕이 들 땐 덥지만, 구름에 가릴 땐 싸늘한 바람 때문에 추울 정도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걸었는지 모르겠다.
모든게 뒤죽박죽이다.
5킬로미터 정도만 걸으려다 공주대간을 다 돌고 말았다.
뭔가 시원할 줄 알았는데 계속 무겁게 누르고 있다.
기다려준 마눌님과 늦은 점심을 한다.
맥주 한 캔을 마셨는데 핑~ 돈다.
한 숨을 자고 났는데도 머리가 맑지 않았다.
오후 4시,
다행이다.
아쉽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