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中, 수락산水落山 640.6m

2023.10.14.(토)
장암역-수락산(640.6km)-도솔봉-염불사(수락산역)
8.9km, 4:20, 2.1km/H
화강암 산 수락산.
바위라 힘들지 않을까? 생각보다 수월한데다 그리 높거나 거칠지 않은 코스였다.
맑을 예정이라더니 하루 앞두고 소량의 비를 예보한다.
당일, 새벽부터 꾸물거리던 하늘은 수도권에 들어서 요란하게 비를 내린다.
값비싼 슈퍼컴퓨터로 일기 중계를 하는 것 같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 들머리 장암역에서 친구를 만난다.
서울에 살고 있으니 산행 동참을 권했는데, 등산 대신 양손 가득 음료와 등산용 수건을 들고 왔다. 코로나 이전에 보고 지금이다. 세월의 흔적은 너나 나나 지울 수 없나 보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친구야. 고맙다.
녀석 맞이로 설레발치느라 배낭을 챙기지 못해 다시 버스에 다녀오니 모두 수락으로 향하고 없더라.
비옷을 입지 않으면 홀딱 젖을 정도다. 쉬었다 또 내린다.
그렇게 산행 내내 우리와 함께 했지만 오르는 내내 견딜만했다.
水落이라 했지. 물자리를 보니 수량이 풍부할 땐 볼만했을 게다. 석림사에서 비옷으로 무장하고 계곡 따라 오른다.
할딱고개 갈림길을 지나자 계곡은 우기 때 흔적만 남았다. 길과 계곡이 엉켜 헷갈린다.
계곡도 힘부쳤는지 더 따라오지 못한다. 하늘이 보이는 것이 능선이 코앞이다. 이제 화강암 부스러기 길을 지나 풍경을 즐기며 피곤을 던다.
아파트 단지 너머 앞산. 동쪽에 우뚝 선 도봉산이 예사롭지 않다.
주봉 정상까지 내내 안개와 비구름이 섞여 또 다른 멋을 제공한다.
아~! 도봉산 간 건 생각나는데 여기 온건 왜 생각 못했을까?
도봉산 다녀온 자료 찾다보니 2014년 2월에 불암산부터 왔다 갔네. 어쩐지 어디서 본 것 같은... 우와~
https://yyh911.tistory.com/99

[대중교통] 불암산~수락산 산행이야기_2014.02.08.

어떤 20대 청년이 자신에 비해 행복해 보이는 등산객들이 싫어 기차바위 밧줄과 정상표지를 없앴다고 한다.
덕분에 지자체에서는 사고 다발 지역인지라 로프 재설치를 하지 않았고,
덕분에 우리는 우회로로 다닌다.
2014년에 찍은 기차바위 사진, 찾아보면 어디 있을 것 같다.
우회로를 지나다 보니 짧은 단풍에 취해서 그런지 방향감각이 희미해진다.
수락산 정상 주봉에 오르니 방향감각과 함께 수려한 풍광이 펼쳐진다.
술과 아이스크림을 파시는 아저씨 말빨이 장난 아니다.
너머 도봉산과 멀리 북한산 경치에 한동안 자리를 옮기지 못한다.
아쉬움을 던지고 주봉을 지나 철모바위, 코끼리바위, 치마바위를 지난다.
바위마다 풍경을 담느라 분주하다.
바위 자체도 멋지지만 지나온 바위 능선과 멀리 안개 바다를 뚫고 나온 도봉과 어우러짐이 일품이다.
봉우리엔 로프 하나. 다들 로프 보고 코앞 도솔봉을 포기한다. 혼자 다녀오니 봉우리 아래에서 점심 전을 펼치고 있더군.
내려가는 길 바윗길이라 걱정했는데 내내 육산이다.
내내 비가 거침없이 내린다. 억수는 아니지만 비옷 없이 하산하기 힘들 정도로 제법이다.
내리는 비에 풍경도 없으니 하산 속도는 빠르다.
岳산이 아니라 落산이라 그런지 무난했다.
이런~ 수도권을 벗어나니 하늘이 쾌청하다.
뒤풀이... 좋은데 너무 좋았나 보다.
2차는 가지 말아야 하는데 멈춰지지 않음을 다음 날에나 후회한다.

Climbing_2023-10-14_수락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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