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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299

감악산 원주 제천 감악산(紺岳山, 956m) 원주 감악산 주차장-감악1봉(852m)-감악2봉(890m)-감악3봉(원주 정상석 936m)-월출봉-제천 감악산(956m)-백련사-계곡코스- 감악산 주차장 7km 3:50 (점심 시간 포함) 산악회 차량을 1시간 늦춰 운행한다. 더 잘 수 있음에도 새벽 무렵 선잠에 개운치 않다. 그래도 예전보단 훨씬 낫다. 총무 할 적엔 묵직한 책임감 같은 것 탓에 산행 자체가 일거리였다. 새벽부터 김밥을 마는 마눌님 움직임에 양심껏 잠자리를 나선다. 아침 시간이 워낙 쏜살같이 지나기에 꾸역꾸역 태이핑을 하고 지난밤 챙겨놓은 옷가지를 주워 입는다. 감악산(해발 956m)은 강원 원주와 충북 제천 경계에 있는 바위산이다. 지자체별로 명승지가 있어 그런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 2024. 1. 13.
어머니의 산 모악산(795m)에서... 어머니의 산 모악산. 근데 산행 내내 생각의 빈틈을 파고드는 아버지 생각. 아마도 저녁 무렵까지 ‘두통’이 떠나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작년, 어제 갔던 그 모임에 갔다. 동문회다 보니 술 몇 잔 들어간 자리는 감성적이다. 취하는 줄 모르고 마신 술. 다음 날 내내 나를 옥죄는 숙취 속에, 아버지를 모시고 MRI영상을 찍으러 갔지. 덜 깬 술에 멍… 목은 메이고 눈물은 쏟아진다. 차마 아버지께 말씀드릴 수 없더라. 뒤엉킨 머리에 숙취가 망치질한다. 나를 처절하게 고문한다. 아버지 떠나시고도 맘의 고통이 쉬 가시지 않더군. 그날 이후… 모임이 문제가 아닌 건 분명한 팩트인데, 이상한 트라우마에 그 자릴 꺼린다. 두려움이 머릿속 깊이 숨어 있었나 보다. 이젠. 이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날 만만치.. 2023. 12. 10.
秋甲寺, 갑사로 가는 길 2023.11.04.(토) 동학사 주차장-천정골-큰배재-남매탑-금잔디고개-갑사-갑사주차장 7.7km 2:21 3.3km/h 제1회 중부권 계룡산 등산대회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 높고 구름 없으니 공활하겠지... 그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시절이 요즘이다. 그런데 토요일 비 예보를 한다. 비 예보는 가을 단풍에 대한 기대까지 숨죽이게 한다. 아침까지 푹~ 자고 싶은데 산행 일정에 신경 쓰여서인지 새벽부터 잠이 깬다. 쌍수에서 회장님을 비롯한 5명이 ‘제1회 중부권 계룡산 등산대회’에 참여한다. ‘공주 산악연맹’ 회원들이라 그런지 버스 안 몇몇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찌푸린 하늘 걱정과 달리, 버스는 만원이다. 동학사 주차장. 공주지역 행사로만 알았는데 천안, 서산, 금산 지역 사람들도 많이.. 2023. 11. 4.
雨中, 수락산水落山 640.6m 2023.10.14.(토) 장암역-수락산(640.6km)-도솔봉-염불사(수락산역) 8.9km, 4:20, 2.1km/H 화강암 산 수락산. 바위라 힘들지 않을까? 생각보다 수월한데다 그리 높거나 거칠지 않은 코스였다. 맑을 예정이라더니 하루 앞두고 소량의 비를 예보한다. 당일, 새벽부터 꾸물거리던 하늘은 수도권에 들어서 요란하게 비를 내린다. 값비싼 슈퍼컴퓨터로 일기 중계를 하는 것 같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 들머리 장암역에서 친구를 만난다. 서울에 살고 있으니 산행 동참을 권했는데, 등산 대신 양손 가득 음료와 등산용 수건을 들고 왔다. 코로나 이전에 보고 지금이다. 세월의 흔적은 너나 나나 지울 수 없나 보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친구야. 고맙다. 녀석 맞이로 설레발치느라 배낭을 챙기지 못해 다시.. 2023. 10. 14.
설악산, 공룡능선 설악산 공룡능선 소공원 – 비선대 – 천불동계곡 – 무너미고개 – 공룡능선 – 마등령 – 비선대 – 소공원 2023.10.07.(토) 03:00~ 21.24km 2.1km/H, 10시간 내리막 8.52km, 오르막 10.64km 최고 1,289m 단풍 - 볼만하다. 몇 주 후 절정일 거 같은데 사람이 많을 듯 가능하면, 금강굴 → 마등령 방향이 좋을 것 같다. 화끈하게 오르고 전반적으로 내리막을 즐기는 게 좋다. ‘딩딩-디리링~ ♬’ 새벽 2시, 양쪽 방 휴대전화 알람이 동시에 울린다. 훈련병처럼 벌떡 일어나 대충 씻고 정성스레 테이핑 후 배낭을 메고 리조트 문을 나선다. 연초부터 설악산 공룡능선을 타볼 셈이었다. 추위와 산불통제 핑계로 시간을 흘려보낸다. 산악회 밴드에 속속 올라오는 공룡 조우 소식에 .. 2023. 10. 8.
공주대간 공주대간공주경찰서(애터미연수원)-두리봉-우금티-주미산-봉화대-옥룡정수장 2023.09.24.(일) 13.2km 5:05 2.6km/H 추석 코앞 일요일. 이맘때 산은 풍요롭다. 들판이 누렇게 영글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하기에, 이른 산 과실이 맘을 넉넉하게 한다. 10.7. 설악산 공룡능선을 타기로 했다. 산악회에 갈만한 사람은 다 다녀온 터라 번개치기도 애매하다. 다시 돋은 허리통증으로 장거리 운행도 어려운 상황이라 선 듯 차량 제공 보따리를 던져 모집할 형편도 못된다. 그 탓에 공주~서울, 서울~속초 고속버스 시간표를 열심히 공부했다. 서울→속초 티켓은 예매되는데, 소초터미널 관계자 曰 속초→서울 방향은 다음 주나 되어야 차량을 배차한다고 한다. 같은 버스회사인데 필요-충분 조건이 안 맞는 것이 이상타.. 2023. 10. 3.
운탄고도1330 5길 2023.09.09. 운탄고도1330 5길 꽃꺼끼재~만항재 아침 6시 20분 산악회 버스가 대교를 건넌다. 막 떠오른 태양이 밤새 식은 금강을 꼬득여 물안개를 바람피게 한다. 저 너머 뾰족한 우산봉은 안개 속에서 여전히 똥침 쏘며 훼방이다. 먼 길임에도 근래 제법 많은 분들이 버스에 오른다. 몇 달 외도한 탓인지 낯살지만 반가운 선배님들도 함께하신다. 트레킹은 강원 정선 산길을 무대로 한다. 오전 10시를 훌쩍넘겨 걷기 시작한다. 야생화가 많다는 꽃꺼끼재부터 시작이다. 등반대장 왈(曰) 광부들이 퇴근길에 마눌님 주려 꽃을 꺾던 곳이란다. 노동자들의 일상에 애틋함을 더한다. 운탄고도(運炭高道) 무연탄이 한창 인기있던 시절 영월, 정선, 태백, 삼척에 있던 탄광을 이어 석탄을 실어나르던 고원 길 173.2k.. 2023. 9. 10.
나의 계룡산 최애 코스, 장군봉 병사골-장군봉-임금봉-지석골 2023.8.19.(토) 2:20 6.07km 2.6km/H 새벽이다. 더 자고 싶은데, 요 몇 주 내내 이른 아침마저 상쾌하지 못하다. 조금이라도 덜한 더위에 움직거리고 주말을 주말답게 쉬고자 산행 채비한다. 서둘렀지만 아침 7시를 넘겨 걷기 시작했다. 얼마 전 신문에 장마로 체온 조절을 위해 움직이는 뱀을 자주 본다는 기사가 생각난다. 장군봉서 처음 뱀을 봤다. 공주대간에서 자주 보는 유혈목이와 생김새가 다르다. 등산로를 가로막고는 내 발자국 소리에도 냉큼 비켜서질 않는다. 스틱으로 몇 번 겁을 주니 굼뜨게 움직인다. 검색해보니 검은 무늬의 살모사다. 야행성이라 그리 굼떴나? 평지 걸을 때 느꼈던 선선함은 어딜 가고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나보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첫.. 2023. 8. 19.
장성 축령산 - 불쾌한 코스 ㅠㅠ 추암주차장-축령산-금곡영화마을-모암주차장 2023.08.12.(토) 15km 4:38 3.2km/H 오랜만이다. 산악회. 금요일 저녁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바람에 새벽부터 잠깬다. 편치 않은 맘으로 감정이 죽 끓듯 한데, 열대야로 몇 주째 고생이다. 오늘은 산행 일정까지 한몫한다. 각설하고, 어영부영 시간에 맞춰 비를 피해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타러 가는 길 내리던 비는 장성 축령산에 도착하니 개어 있다. 추암주차장이 들머리다. 생각보다 좁고 비탈진 곳이었다. 오늘 난 남들 말하는 ‘힐링’보다 ‘산행’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 오르막 대부분 데크로 - 돈을 산자락마다 깔아 놓았군. 일행이 만든 소음을 뒤로하고 나름 산행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 편백림 조림공적비 공터에서 망설임 없이 정상으로 튕겨 .. 2023. 8. 13.